"이럴 바엔 조금 더 보태 사자"…전세난에 서울 중저가 아파트값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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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06. 오전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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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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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 등 중저가 지역 ↑…1분위 아파트값 상승폭, 5분위 2배
"전세난→중저가→고가 상승 '악순환'…문재인 정부 규제 결과물"
서울 강북권 아파트 단지 전경.(뉴스1 자료사진)©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중저가 아파트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에 차라리 돈을 더 보태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늘었다는 전언이다.

서울 강서구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직장 때문에 근처 전세를 알아보러 왔다가 매물도 없고 전셋값도 너무 올라 다들 놀란다"며 "매매 물건도 별로 없어 결국 김포나 이런 쪽으로 알아보는 이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일 기준 0.02% 상승했다. 10주 연속 보합권(0.01%)에 머물던 상승폭이 확대한 것이다.

서울 집값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고가 아파트 지역이 아닌 중저가 단지 밀집 지역이 상대적으로 더 올랐다. 중랑구가 한 주 동안 0.08%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노원·강북구도 0.03%씩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중저가 단지는 전세 물량 부족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세난이 서울 아파트값을 자극한 셈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1주 연속 상승했고, 최근 상승폭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는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최근 분위별 아파트 평균가격 통계를 보면 유추할 수 있다.

전세난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임대차법 시행 직전부터 최근까지 집값 상승률을 보면 가격이 낮을수록 상승폭이 더 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1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난 6월 4억329만원에서 10월 4억5638만원으로 약 1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2분위도 6억5049만원에서 7억1779만원으로 10.4% 올랐다. 반면 5분위 상승폭은 1분위의 절반 수준인 6.5%에 그쳤다.

중저가 단지 밀집 지역 신고가도 최근 속출하고 있다. 중랑구 묵동 'e편한세상 화랑대' 전용 84㎡는 지난달 10일 10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성북구 돈암동 '돈암힐스테이트' 전용 59㎡도 지난달 31일 직전보다 1억500만원 오른 7억45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난은 김포 아파트값 폭등에 일조했다.

김포는 서울 인접 지역 중 유일한 비규제 지역으로 대출 규제 등이 덜하다. 김포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근 1주간 폭등에 가까운 1.94%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6월부터 현재까지 누적 상승률 8.67%를 기록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전용 84㎡ 기준 신축 아파트값이 불과 2~3달 만에 수억원 올라 1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단기간에 급등했다.

익명을 희망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난이 중저가 아파트값을 올리고 다시 고가 아파트값이 올라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시작한 (공급이 빠진)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매매와 전세, 부동산값 폭등이라는 재앙으로 나타났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휘두른 칼에 결국 평범한 서민이 다친 꼴"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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